2014년 4월 20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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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기의증명009 그것은 자신에게 있어서 염탐을 가장한 여행이나 마찬가지었다. 왕가를 제외하고는 누구나 들락날락 거릴 수 있는 이곳에 본인이 오게 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화서로 명기의증명009 향하는 배 위에서 가만히 밀려오는 파도소리와 바람을 맞았다. 내가 화서에 가게 된 이유는…….처음 도착지인 해랑국에서 화폐를 환전하니 당분간의 여행에는 차고도 넘칠만큼의 화서 대륙의 지폐 명기의증명009가 생겼다. 그것으로 필요한 물품들을 조금 구매하고는 일단 마을에 안착하기로 했다. 명기의증명009 어찌보면 저의 또 다른 고향. 고향? 고향인건가. 그렇게 신빙성이 있지는 않았다. 그도 그럴게, 아무리 해랑의 피를 물려받았다고는 하나, 이 곳에 발을 들여놓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그에대해 생소한 감정이라던가 하는 그것들조차 느껴지지 않아서 옅게 실소를 흘렸다. 이곳은 나의 고향이자, 고향이 아닌 셈이었다. 화서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에 몇몇의 시선을 끌다가 어렴풋 동물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거나, 그것들이 서래국의 천녀봉으로 향한다는 소문이 들려와 사실의 진위와 그곳의 지리를 물었다. 처음 밟아보는 땅. 낯선 곳. 이곳에서는 항상 혼자. 나를 봐주는 아버지도, 동료들도, 왕실의 황제폐하조차 이곳엔 없어. 웃지 않으니 얼핏 무심하게도 보이는 얼굴로 가벼이 주위를 둘러보다가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그곳에 간다고 내가 명기의증명009 무얼 할 수 있단 말인가. 심상치 않은 소문은 분명 영물과 계약자, 그들에 관한 것일텐데. 내가 명기의증명009 간다고 도대체 무얼. 서래국으로 향하는 배에 올라타며 허리춤에 맨 검 손잡이를 한 손으로 살짝 움켜 명기의증명009 쥐었다. 화서로 향하면서 제대로 자지 못한 탓인지, 어쩐지 눈꺼풀이 무거워 한 손으로 몇 번 두 눈을 꾹꾹 누른다던가 부비적 거리며 잠을 깨웠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을때는 찬물로 몇 번이고 세수를 하기도 하였다.염탐을 하라 하더랬다. 규칙적으로 사람을 보내 금화-혹은 금전을 넉넉히명기의증명009  줄테니 제 맡은 본분을 충실히 시행하고 오라며. 거절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일을 시행하겠다 말한 적은 없었다. 염탐을 해서 무얼 하란 말 라간의 분쟁을 만들어 도인이라는 존재와 영물이라는 신성한 것들에 짓밟히라는 것인가. 품에 내려앉은 지폐들과 총, 그리고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그 명령. 명기의증명009 죽더라도 제 나라를 섬기라는 말. 하지만 나에게 고향은 샤페른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폐하께서는, 그것을 알고 계시긴 하셨습니까? 지긋이 눈을 내리감으며 피로에 쌓인 두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고는 다시금 천천히 시야를 열었다. 곧 도착한다는 말에 그렇습니까,하고 작게 대꾸하고는 옅은 한숨을 내뱉었다. 당분간은 쓸데없는 생각 말자. 그리 생각하며 서래국에 발걸음을 내딛었다. 마을 주민들에게 물어 천녀봉의 위치를 확인한 뒤부터는 묵묵히 그곳으로 향했다. 샤페른과 달리 얼핏, 산과 고개가 많은 화서. 천녀봉으로 가기까지 힘이 들지는 않았다. 오히려 훈련에 비하면 가벼운 정도였다. 명기의증명009 계속 그렇게 걷고 걷다보니 귀로 들었던 천녀봉에 다달아 잠시 걸음을 멈추고서 명기의증명009 주변을 둘러보았다. 제대로 오긴 한 건지 작게나마 동물들의 울음소리라는 것들이 들려왔다. 그러니까 이곳이…"천녀봉…."어쩐지 신기한 곳입니다. 이렇게 가만이 있어도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어서. 이곳이, 천녀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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